<aside> 💡 대문자 역사(The History)와 소문자 역사들(histories)의 차이에 대해 알고 계시나요?
오늘날에는 모두가 동의하는 하나의 역사란 없다는 생각에서 후자를 사용합니다. 하지만 18, 19세기 유럽의 지식인들은 ‘대문자로서의 역사’를 주장했습니다. 이 ‘대문자로서의 역사’는 무엇을 의미한 것이었을까요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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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aside> 👉 앞선 글에서는 프랑스혁명과 아이티혁명을 통해 비유럽의 역사가 어떻게 유럽의 역사에 비해 그 의미와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해왔는지를 살펴보았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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프랑스혁명은 근대 시민사회의 등장을 알린 세계사의 중요한 전환점으로 여겨져 왔습니다. 반면 아이티혁명은 흑인 노예들의 반란으로, 잘 봐줘도 독재로 끝나버린 실패한 혁명으로 여겨져 왔습니다.
또한, 프랑스혁명은 ‘자유, 평등, 우애’의 깃발을 높이 든 아름다운 혁명으로, 반면 아이티혁명은 폭력과 학살로 얼룩진 핏빛 가득한 혁명으로 기억되어 왔습니다.
이처럼 유럽의 역사는 중요하고 의미가 있으며, 세계 역사의 핵심인 반면 비유럽의 역사는 중요하지 않고, 큰 의미도 없으며, 세계 역사의 주변에 불과한 것으로 인식되어 왔습니다.
왜 이러한 차이가 나타났을까요? 그 이유는 바로 ‘유럽중심주의’ 역사관 때문입니다.
“보편적 세계사는 보편사가 아니다. 그것은 서구패권의 역사이며 강대국의 세계지배 논리일 뿐이다.”⁽¹⁾
<aside> 💡 정의: ‘서구중심주의’ 혹은 ‘서양중심주의’로 번역되기도 하는 유럽중심주의(Euro-centrism)는 유럽의 역사 발전을 ‘진보’로 간주하고, 유럽을 역사의 ‘승자’로 제시하는 역사관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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학계에서는 유럽중심주의를 “근대 유럽이 계몽사상과 프랑스혁명, 산업혁명과 자본주의 발달을 거치면서 세계사의 주도권을 갖게 되었고, 이러한 과정에서 유럽이 주도한 ‘문명화’가 인류 사회를 역사 발전의 최고 단계에 이르게 했다는 인식”⁽²⁾으로 정의합니다.
쉽게 말하면, 유럽중심주의는 유럽에만 진정한 ‘역사’가 존재한다는 편협한 사고방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. 유럽은 정치, 경제, 사회, 문화의 발전을 통해 ‘역사’의 단계에 이른 반면, 유럽이 아닌 지역은 계속해서 역사 이전 단계에 머무른다는 생각인 것이지요. 이러한 유럽중심주의적 사고체계를 잘 보여주는 것이 바로 아래 <근대 학문의 이원적 분화>와 <근대 역사학의 세 층위>입니다.⁽³⁾
<aside> 📖 19세기 말 역사학은 유럽의 역사만을 의미했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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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aside> 💬 역사학은 유럽의 과거를, 사회과학은 유럽의 현재를 다루는 학문이었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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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aside> 💡 ‘역사가 없는’ 비유럽 사회는 인류학의 연구대상이었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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